[10월] 또다시 헤맬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 수 있도록_유즈 이솔 > 청년 웹진(기자단)

본문 바로가기

청년 웹진(기자단)

[10월] 또다시 헤맬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 수 있도록_유즈 이솔

페이지 정보

작성자마포청년나루 조회수 351회 작성일 2023-10-25

본문

1a58e984b4cb11ec69b708246898f15c_1698195588_9877.jpg


지난 2년간 우리사회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일시적 고립을 경험했다. 이제는 많은 것들이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코로나 기간에 20만명이나 늘어난 고립청년들은 사회로 돌아오지 못한 채 아직도 홀로 있다. 현재 고립청년은 약 54만명으로 추정된다. 1주에서 3개월 미만의 일시적, 경계성 고립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고립은둔청년의 증가추세가 예사롭지 않아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늘도 세상이 주는 생채기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동굴에 들어가기를 결심하는 청년이 새로이 생겨나고 있을지 모른다. 청년들의 고립과 은둔 문제는 더 이상 소극적인 성격이나 사교적이지 못한 개인의 성격 탓으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차례의 문제에 봉착한다. 그럴 때 주변인의 도움과 지지로 혹은 사회적 손길로 고립의 위기로부터 해방되어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가 불러온 단절로 그런 기회를 잃어버린 채 장기간 고립은둔의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의 청년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렇다면 고립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시적 고립에서 경계성 고립을 넘어 장기고립 및 은둔으로 심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립상태를 조기에 발견하고 고립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도록 타인과 소통할 기회가 필요하다. 청년허브에서 실시한 면접조사에 의하면, 고립을 경험한 청년들은 관계를 형성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람들 만나는 oo반상회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동네 모임인데 그거를 차츰 나가기 시작하면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사그라들면서 면접을 보기 시작했고 그런 다음에 취업을 할 수 있었거든요. (리더가) 어떤 주제를 가지고 몇 회기를 꾸려서 동일한 시간대에 모여서 그냥 대화 나누는 거였어요. 대화나 어떤 활동. 그래서 그전에는 원래 집에서 진짜 누워만 있었는데 그런 거 하면서 좀 집 밖에 나가고 관계 형성하고…”

2022 고립은둔청년 바우처 지원방안 연구(청년허브) 인터뷰 중 일부 발췌 


더 많은 고립은둔청년이 의사소통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도움받을 수 있도록 현재 운영중인 다양한 의사소통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효과성을 일깨워서 향후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의 확대가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오프라인 프로그램  


사단법인 <오늘은> 2023 선라이즈캠프 

문화예술 비영리사단법인 <오늘은>은 꾸준히 20대 청년의 상대적 소외현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발행해왔다. 2022년에는 청년세대의 고립경험과 문제인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7월 1박 2일동안 전국 25명의 고립청년과 함께 2023 선라이즈캠프를 개최했다. 타인과의 연결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캠프에서는 수영, 서핑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캠핑을 통해 일상 속 낯선 자극은 물론 타인과 연결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선라이즈 캠프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각자의 환경이 다르듯 고립의 형태도 다양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그 이면에는 힘든 시간의 과정을 지나 어렵고 힘든 한 발자국을 용기 내었음을 느끼며 그들의 결심에 박수를 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참여자 후기 중 일부 발췌 “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공감하는 일이 좋았어요.

좋거나 행복했던 경험 또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리고 타인과 연결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 후기 중 일부 발췌 ”


“고립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단어를 규정하지 않고 누구나 언제나 이런 시간들이 삶에 잠시라도 있다면 그때 받은 에너지로

또 어딘가에서 마음을 나누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여자 후기 중 일부 발췌”


금천오랑 <똑.똑.똑> & ‘은고치’ 커뮤니티 프로그램

<똑.똑.똑.>은 고립/은둔으로 고민하는 청년을 위해 금천오랑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 중 ‘은고치’는 은둔과 고립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다. 10월 11일부터 11월 1일까지 참여자를 모집중이며, 참여 신청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페이지에서 가능하다. 19~39세의 은둔/고립 경험이 있는 청년 또는 그 가족이면 참여가능하며 4회차의 고립/은둔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커뮤니티 후속모임을 계속적으로 지원한다. 금천오랑 뿐 아니라 타 지역 청년센터 오랑에서도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될 예정이니 눈 여겨 보기 바란다. 


[서울청년센터 오랑 리스트] 강동오랑, 강북오랑, 강서오랑, 관악오랑, 광진오랑, 금천오랑, 노원오랑, 동대문오랑, 마포오랑, 서초오랑, 성동오랑, 은평오랑, 영등포오랑, 양천오랑, 도봉오랑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는 ‘고립에서 자립으로, 자립에서 공생으로’ 라는 모토아래 자립준비청년과 고립은둔청년의 회복을 돕는 도시공동체이다. 센터의 공동생활을 통해 청년들은 함께 먹고, 함께 놀고, 함께 일하고, 함께 배우면서 공동체로 사는 삶을 배울 수 있다. 9월부터 만화가 방한나 작가의 만화클래스 <한나빵>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에는 글쓰기 동아리가 진행 중이다. 그 외에 달리기 자조모임, 몽상망상 영상전, 리커버리 야구단, 니팅 클래스 등을 활발히 운영하며 고립은둔청년들의 활동을 이끌어내고 있다. 


온라인 프로그램 

고립은둔청년은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기 때문에 온라인 접근성이 좋고 세상에 대한 정보를 대체로 온라인 상에서 획득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방안에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온라인 상에서 고립청년들이 모여 소통하고 자조활동을 하는 프로그램들이 고안되고 있다. 고립위기에 놓인 청년들은 비슷한 일상을 공유하고 오늘의 작은 변화 포인트를 찾아 기록해보면서 밖으로 나갈 용기와 에너지를 쌓을 수 있다. 


두더지땅굴 

두더지땅굴은 사단법인 씨즈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은둔과 고립에 지친 청년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환대하며, 땅 위로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공간이다. 고립상태의 청년들이 이곳에 모여 서로에게 근황과 안부를 묻고 함께 소소한 활동을 벌인다. 두더지땅굴은 청년들 서로를 연결하는 소통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온라인챌린지도 활발히 진행되는데, 8주간 일상의 소소한 미션을 수행하고 인증을 올리는 <럭끼의 연구실>, 청소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15일동안 청소 후 인증하는 <우당탕탕 청소대작전> 등과 같은 온라인챌린지에서 높은 참여를 거두었다.  


니트컴퍼니

니트컴퍼니는 무업상태인 청년들이 운영하는 가상 회사이다. 참여자는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지켜 온라인으로 인증하고 각자가 정한 부담없는 업무를 달성한 후 업무일지를 작성한다. 참여기간동안의 기록물들을 모아서 전시회도 진행한다. 니트컴퍼니 프로그램을 시작할 당시에는 고립상태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던 청년들이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바깥 활동에 대한 용기를 얻어 직접 니트커넥트라는 커뮤니티 활동을 기획,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니트컴퍼니를 하면서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청년들이 함께 모여 프로젝트를 구상해 니트인베스트먼트에 지원하면 일정의 투자금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창업을 하거나, 창조물을 만들어내는 등의 적극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프로그램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고립은둔청년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020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소통 기술은 사회적 고립에 처한 이들이 반사회적 행동이나 자살 등 행위를 보이는 것을 예방·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정서적 소통을 통한 감정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실제로 AI 기반의 맞춤형 소통 도구를 만들어 고립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례로 영국의 텔레프레전스 AI 로봇이 있다. 이 로봇은 가상 현실을 구현하여 멀리 떨어진 사람이 가까이 있는 듯 느껴지도록 만든다. 고립상태의 사람들은 이 AI 로봇과의 대화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는 연습을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클로바 케어콜이 있다. 클로바 케어콜은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한 AI 전화 돌봄 서비스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의 자연어 이해 생성 능력을 활용한 AI를 탑재한 대화형 서비스이다. 사용자가 사용하는 다양한 일상 표현을 맥락으로 이해하고 기억하는 ‘기억 기반 대화’가 가능하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대의 상태를 파악하고 공감하는 등 상황에 맞는 대화를 할 수 있다. 현재는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하지만 앞으로 네이버는 이 기술을 고립은둔청년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메타버스를 고립은둔청년 지원에 활용한 것으로는 ‘마브’가 있다. 국내 메타버스 솔루션 스타트업 마인드브이알이 은둔형 외톨이 성향을 가진 청소년 및 청년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마브’는 메타버스 심리 상담 플랫폼이다. 추적 관리가 어렵다는 고립은둔청년의 특성에 주목하여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심리 상담, 메타버스 자조모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혹자는 청년의 고립현상을 두고 당사자의 의지가 부족한 탓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신청자는 대부분 고립은둔청년 본인이었다. 우리의 청년들은 고립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길 희망하고 있다. 스스로를 방안에서 꺼내기 위한 해결의지도 가지고 있다. 다만 사회가 효과적인 방법을 시의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대책마련이 시급해지면서 정부는 2024년 청년 복지 5대 과제를 발표했다. 고립은둔청년에게 원스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청년미래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이 엔데믹 이후 반짝 1-2년 지속되어서는 안되고 장기적 관찰과 단계적 지원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고립은둔의 기간을 주홍글씨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5년 간의 은둔생활을 딛고 자립한 유승규 안무서운회사 대표의 ‘고립은둔은 자랑스러운 스펙’이라는 말처럼 시선을 바꾸고 청년들을 맞아줘야 할 것이다. 


아이유 노래 아이와 나의 바다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또다시 헤매일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취업난 속에 거듭된 취업실패로 인해서 혹은 회사생활을 하다가도 인간관계로 상처를 받아서 누구에게나 어떤 이유에서든 세상과 단절함으로써 자신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할 시기가 올 수 있다. 설령 그렇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길을 알면 두렵지 않다. 우리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길을 알 수 있도록 사회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1a58e984b4cb11ec69b708246898f15c_1698195963_127.jpg
 



마포청년 나루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13, 3~4층 (우)04027 02.6261.1939 02.6261.1941 mpnaroo@naver.com
© Mapo Naroo All Rights Reserved.